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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_로봇, 학교로 가다 _전문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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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1-22 12:00 조회6,672회 댓글0건

본문

내일의 로봇교육

 

궁극적인 로봇교육은 교사가 로봇을

 

자기 교과 안에 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_월간로봇 양지원 기자(jiwon@robon.co.kr)

 

14182139211512.jpg조혜경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로봇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한성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STEAM 교육을 지원하는 로봇활용교육 컨텐츠를
개발하여 인간-로봇 상호작용 학술대회(HRI2014)
에서 최우수 시연상(Best Demonstration Award)을
수상한 바 있다.


Q : 방과 후 학교나 로봇경진대회, 영재교육 등을 통해서 이제는 로봇교육이 학생들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은 일이 됐는데요. 현재 이뤄지고 있는 로봇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조혜경 : 아시다시피 로봇은 학생 스스로 계획해서 실행해보고, 되는지 안 되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해서 대처할 수 있다는 면에서 훌륭한 교육 도구입니다. 다시 말해서  PLAN-DO-SEE를 즉각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학생들이 고급 재료를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센서가 오작동을 하거나 모터가 정밀하게 동작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생각을 잘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인 거고 그로 인해서 맨땅에 헤딩하는 스타일의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담당하시는 분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가르치시는 정규 교사가 아니어서 시간제약이 따르고 이 때문에 굉장히 제한된 토픽 밖에 시도할 수가 없고, 교과와 연결 지어 진행 할 수도 없고, 또 그런 교육들이 많은 훈련을 받지 않고도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부분들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개별 맞춤)해서 피드백도 주고 멘토링도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계를 갖지 않나 생각합니다.
희망적인 것은 곧 2015년부터 로봇이 실과 교과에 8시간가량 소개가 된다는 것이죠. 물론 교육용 로봇키트를 다루는 것은 아니에요. 로봇이라는 게 앞으로 미래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큰 그림이 다뤄지게 됩니다.

 

Q  : ‘현재의 로봇교육에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곧 정식 교과에 편성되기 때문에 희망적이다.’는 말씀이군요?

 

조혜경 : 맞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프로그래밍 교육, 코딩 교육이 부각되면서 실과 시간에 17시간의 소프트웨어 교육이 정식 교과로 편성됩니다. 그렇게 현재의 테크놀로지라는 것이 공식적으로 교과에 끼어들기 때문에 교사들이 직접적으로 로봇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거죠.
교육의 특성이 학생이 뭔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이 선택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의 공감을 얻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기술교육이 이뤄지고,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 정말 그러네요. 학생은 교사가 가르쳐주지 않으면 배울 수가 없으니까요.

 

조혜경 : 바람직한 그림은, 궁극적으로는 교사들의 리터러시(Literacy/활용능력)가 그런 기술교육들을 통해서 쌓이면 그걸 자기 교과 안에서 풀어내는 거죠. 국어시간에 로봇으로 스토리텔링도 하고, 미술시간에 로봇을 활용한 창작미술 같은 것도 해보고, 체육시간에 몸을 움직이는 부분들에 로봇과 결합된 부분을 찾게 만드는 거죠.
아시다시피 로봇이라는 도구는 단순히 테크놀로지를 가르치기 위한 도구 보다 더 큰 의미가 있으니까요. 사고력이라든가 문제해결력과 같은 부분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교육이 할 수 없는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는 거죠.

 

Q : 소프트웨어 교육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어찌 보면 꽤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어떤 점에서 로봇교육과 소프트웨어 교육이 차별화되는 걸까요?

 

조혜경 : 로봇을 활용하면 내 주변에 있는 실제적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동네에 작은 주차장이 있는데 아저씨가 수동으로 문을 열고 닫고 하느라 화장실도 못가고 일을 하고 있다. 이럴 때 아저씨가 화장실을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라는 문제라면 로봇을 이용해서 풀어볼 수 있는 거죠. 차가 오면 번호판을 사진으로 찍고 문을 열어주는 로봇 같은 것을 구현하면 되니까요.
이런 취지에서 2008년쯤에 전체 교과에서 로봇을 도구로 쓸 수 있다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교과를 분석해보면 로봇을 도입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극 같은 걸 한단 말이에요? 아이들이 조금 크면 수줍어하기 때문에 나가는 걸 꺼려하더라고요. 그럴 때 로봇을 나의 에이전트로 내보내서 대신하게 한다든지 하는 재미 요소들이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교사들이 흔치 않다. 하지만 조금 더 소프트웨어 교육이나 로봇 관련 내용들이 교과 안에 들어가면 그런 영역들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Q : 지금까지 말씀해 주신 부분은 로봇에 대한 지식을 직접 배우거나 흔히 말하는 융합 교육, STEAM교육과 같은 맥락에서 로봇을 학습의 교구로써 활용한 부분이었는데요. 로봇을 보조교사로서 활용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사가 수술할 때 간호사가 옆에서 도와주듯이 교사가 수업하는 것을 돕거나 아예 교사를 대신해서 수업을 하는 보조 교사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조혜경 로봇을 보조교사로 쓰는 건 아직은 우리의 기대와 로봇의 역량 사이에 거리가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그 필요성은……. 절실하게 들어나는 필요성도 아직 잘 모르겠고요. 제가 인간-로봇 상호작용에 관해서 연구도 좀 하고 있는데, 로봇이 친구처럼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해도 그건 아직 유아 레벨이지 초등 레벨까지도 못 가는 것 같고.
그렇지만 이런 측면은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외동이들이기 때문에 형제들끼리 치이거나 하면서 자란 세대들처럼 정서적으로 제대로 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경험이 적으니까 그런 기본적인 정서교육이라던가 하는 부분에서는 해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연기자를 데려다가 연기를 시켜서 아이가 때릴 때 ‘때리는 건 싫어!’라고 하는 것으로는 소용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런 것들도 아이가 조금만 나이를 먹으면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말씀인데요. 그럼에도 꽤 오래 전에 학교에 그런 로봇들을 사용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지 않았던가요?

 

조혜경 : 우리가 교실에다가, 학교에다가 로봇을 넣으려고 시도를 했었죠. 많이 했는데, 당시에는 영어 교육 같은 부분은 시장이 넓으니까 잘 될 것이다 생각했었는데 너무 정교하지 않게 출발한 것 같습니다.
대체재가 그렇게 많은데 대체재에 대한 비교 우위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냥 시장이 큰 것만 본 거죠. 제 생각에는 서비스로봇이 교육 쪽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아직도 우리가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요즘에 언어장애 등 이런 것들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제한적으로는 쓰고 있지만. 우리가 상호작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인데 로봇이 일단 의사소통이 굉장히 약하거든요. 잘 이해도 못하지만 맥락에 맞게 대답도 해줄 수가 없잖아요. 제스처나 표정 같은 비언어적인 것을 해봤자 보조적인 것이지 그게 핵심은 아니거든요. 사실은 저도 지금 찾고 있습니다. 저도 찾고 있는데‘현재로써는 굉장히 제한적이다.’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Q : 그럼 로봇을 교육에서 사용하려는 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조혜경 교육에다가 로봇을 넣으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건 저의 경험인데……. 제가 ‘백설이의 북극여행’이라는 이야기를 만들고 아이들의 키 높이만한 로봇이 백설이 역할, 아이들이 나머지 역할을 하는 로봇연극 프로젝트를 했었습니다. 당시 아이들이 로봇을 터치하면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또 어디를 터치하면 로봇이 반응해서 대사를 하고 이렇게 진행이 되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었습니다.
그래서 이건 굉장히 새로운 교육이다! 새로운 경험을 줄 것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나가다가 맨 마지막 장면에서 “얘들아, 잘 가. 즐거웠어.” 이렇게 해야 되는데 시스템이 에러가 나서 “얘들아, 안녕? 내 이름은 백설이야.” 하고 맨 첫 장면부터 다시 시작해버린 거였습니다. 그러면 어른들 같으면 “에러가 나서 처음으로 돌아갔나 보네.” 생각한다든지 “죄송합니다. 다시 해야겠어요.” 말하든지 할 텐데 아이들은 그 기억을 지울 수가 없는 거 에요.
“백설이가 정신이 나갔어.”라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너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도입하려 했구나. 정말 조심 해야겠다 생각했죠. 설명을 해줘서 이해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은 경험하고 나면 끝이기 때문이죠.

 

Q :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교육에서 도구가 처음 도입될 때, 교육하시는 입장에서는 치열하게 검증 할 수밖에 없겠네요. 그럼 현재의 로봇교육은 그 정도이고, 앞으로 진행될 로봇교육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조혜경 :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서비스로봇은 아직 무리고, 저는 실용적인 문제해결 측면으로 발명교육과 연관지어서 푸는 파트 하나하고 컴퓨테이셔널 씽킹과 코딩 교육으로 푸는 파트 하나 정도가 현실적인 모습이 아닐까. 그 두 가지 정도 제안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반드시 로봇을 다뤄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교육에 있어서 도구는 굉장히 선택적인 것이고 로봇만이 유일한 도구는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로봇교육이 굉장히 중요한데 학교가 로봇교육을 못하고 있다거나, 학교에서 못하니까 학교가 해야 할 일을 사설교육센터 대신하고 있는 거 아니냐는 의견은 굉장히 단편적인 발상이라 생각되고요.

 

Q : 그렇지만 로봇을 계속 연구를 해서 경쟁력 관점에서‘이렇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야 할 필요는 분명한 거 아닐까요? 저희 같은 매체가 그런 부분을 적극 홍보해야 하구요.

 

조혜경 맞습니다. 그리고 공교육 안에 그런 여지가 마련되었다는 게 중요합니다.  소프트웨어 교육 같은 부분은 이미 여론이 형성 되었고 그런 소프트웨어 교육을 좀 더 아이들에게 맞게 실감나게 하도록 하는 부분에서 앞으로의 로봇교육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다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 잘 알겠습니다. 오늘 바쁘신데도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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