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으로 우리나라 로봇기술 이끈다 '서울로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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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8-12 11:23 조회6,976회 댓글0건본문
서울 강남구 대모산 기슭에 자리 잡은 서울로봇고(이하 로봇고)는 서울 강남공고에서 2004년 서울로봇고등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것은 2013년 3월. 전 학년이 467명인데, 남학생이 438명일정도로 남학생 비율이 높다.
로봇고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연수를 올 정도로 국제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동안 학교에 러시아, 일본, 인도, 예멘, 필리핀, 인도네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우즈베키스탄, 미국에서 학생들이 연수를 오거나 교육관계자들이 방문했다.
재학생 22명, 삼성전자 장학생 선발
2009년에는 국제 기능올림픽에서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첨단로봇과 단일학과로 160명을 모집,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로봇고는 이미 재학생 22명(현 3학년)이 삼성전자의 ‘마이스터고 장학생 선발시험’에 최종 합격, 입사를 확정했다.
‘마이스터고 장학생 선발시험’은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와 삼성전자가 체결한 산학협력 양해각서(MOU)에 따라 매년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이다. 선발된 학생들은 2년간 1인당 500만원의 장학금을 받고, 학기 중 맞춤형 방과후 수업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기술 지식을 배운다. 2학년 여름·겨울방학과 3학년 여름방학까지 세 차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인턴십 과정을 수료한 뒤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로봇고는 삼성전자 외에도 한국화학융합시험인증연구원(KTR), FITI시험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 KT ds 등의 기업에 취업을 확정했다. 현재 학기 초라 20% 정도가 취업한 상태지만 로봇고는 100% 취업을 확신하고 있다.
‘자기주도적’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로봇고에서는 다양한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가장 중심적인 것이 자기주도적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학생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고 취업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스스로 취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분야별 취업준비반, study group의 구성, 방과 후 특별과정 개설 지원 등으로 학생 스스로가 취업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세부 프로그램과 각종 대회, 행사 등이 치러진다. 첫 번째 세부 프로그램은 ‘자기이해 및 진로비전 설정하기’다. 진로계획서 쓰기 대회, 나의 꿈 발표대회 등이 운영되고 진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한다.
두번째는 취업정보 활용능력 교육이다.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게 한다. 교과시간, 잡 까페 특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세 번째는 실전 취업 프로그램 운영이다. 다양한 박람회 참여를 통해 스스로 취업할 수 있는 견문을 넓힌다. 교내 취업설명회, 창업대회, 아이디어경진대회, 기능경진대회, 모의면접대회 등 교내 대회도 열린다.
자기주도적 학습은 학년별로 커리큘럼 차별화를 통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1학년은 마이스터 기본교육이 진행된다. 방과 후 학습과 동아리활동 등을 통한 필수자격 취득 및 영어공부에 집중한다. 각종 창의, 기량 경진대회에 적극 참여해 다양한 현장을 경험하게 한다.
2학년은 취업준비를 위한 로봇기술능력을 향상시키고 자격증 취득에 힘을 쏟는 시기다. 기업이 선호하는 국제자격증, 국내 필수 및 선택자격증 공부에 집중한다. 1인 1관심회사를 설정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후 전 학생이 희망 회사와 연락해 방문하고 과제를 수행한다. 현장실습, 과제수행, 직장예습, 인턴근무 등으로 직접적인 취업준비에 들어가는 것.
3학년은 학생의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구직활동, 선취업 후진학을 지도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취업지도부가 전면에서 지원하고, 담임교사 중심으로 취업지도가 이루어진다. 로봇고에서는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 사후 관리에도 각별하게 신경 쓴다. 졸업생의 취업, 경력개발 및 창업을 지원하고 동창 커뮤니티를 운영해 정보를 교류하게 한다. 기업체 취업 후 진로고민 상담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
로봇고는 또한, 자기주도형 학업의 정착을 위해 정규선택과목 및 방과후 수강을 자율 선택하는 ‘수업 선택제’, 외부 위탁교육, 경진대회 등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자율 체험제’, 선후배간 학업, 진로 및 교내생활에 관한 형제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멘토 멘티제’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3,5,7,9월에 맞춤형 취업·진로 주간을 설정해 각종 취업·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 분야별 맞춤형 상담, 특강, 산업체 현장체험, 진로 설계서 쓰기 대회, 나의 꿈 발표대회, 모의면접대회, 취업캠프, 직장적응프로그램, 학부모 의식개선 프로그램, 선배졸업생과 만남의 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태석 교장은 2012년 로봇고가 로봇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서 개방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초대 교장으로 선임됐다. 노 교장은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했지만 독학으로 기술고등고시에 합격, 체신부 사무관을 거쳐 KT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하지만, 인터뷰 하는 내내 개인적인 질문을 하면 ‘나 이야기보다 학교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30년 동안 정보통신기업에서 일했던 그가 로봇특성화고 교장으로 교육계에 뛰어든 이유는 정부가 로봇산업협회를 통해 마이스터고에 지정된 서울로봇고 교장 공모에 응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
노 교장은 “스펙보다 학교에 기업 경영을 접목시킬 사람을 찾는다는 취지에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로봇고에 취임하면서 그가 가장 신경 쓴 것도 학교 문화 바꾸기였다.
“학교에 정부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업은 구성원들이 능력이나 열정이 없으면 물건이 제대로 안 나오고 고객이 그 물건을 사지 않잖아요. 그러면 기업은 매출이 떨어지고 망할 수 있지만, 학교는 능력이 없거나 열정이 없어도 학생은 계속 들어오고 운영되더라구요. 이것은 기업과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고객만족이라는 개념보다 자기만족이라는 개념이 더 많은거죠.”
노 교장은 이것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했다. 평소 교직원들에게 학생과 부모가 고객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선생님이 발 빠르게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산업체 강사와 연결고리도 많이 만들었다. 변화가 빠른 로봇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먼저 그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하는 것에 대해서는 로봇고 교장으로 오기 전부터 확고했다.
“예전엔 공고상고가 우리나라의 생산기반을 좌지우지 한 측면이 있었어요. 경제적으로 살만하니까 대학을 많이 갔죠. 그런데, 돈을 투자한 만큼 성과는 없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산업역군이 되는 것보다 가방끈 길다는 이유만으로 편한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잖아요. 우리나라는 명인과 장인, 즉 제조업이 더 필요한 나라입니다.”
그는 오히려 고등학교 직업교육 강화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인문계고등학교 학생들 100명 중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은 30명 수준 아닙니까. 이건 국가적으로 안 좋은 방향이죠.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게 하고 그것을 고등학교때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대학공부가 아니라도 공부할 것 들이 많잖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력개발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특히, 산업용 로봇을 이용하고 프로그램이 고장 나면 고쳐보고 하는 작업은 현장에서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사회가 고령화될수록 로봇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로봇이 각 분야에서 인간을 도와주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이런 시대를 대비하는 아이들과 있는 것이 제게 큰 즐거움입니다. 자기주도적 학습, 선취업후진학 중심으로 학생을 끌고 가고 이것이 다른 학교에 모델케이스가 되고 확산되기를 원합니다.”
학교 주요 연혁
2005. 03. 01 서울로봇고등학교 교명 변경
2009. 09. 06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모바일로보틱스 분야 금메달 수상
2012. 03. 01 제6대 노태석 교장 취임
2013. 03. 01 로봇분야 산업수요맞춤형(마이스터)고 지정
2015. 03. 02 제22회 입학식(로봇분야 마이스터고 16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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